"여명 직전의 새벽", 그리고 과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을 취재하면서 인지한 놀라운 사실 가운데 하나는 상당수 업체들의 업력이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설령 업력이 길더라도 휴머노이드 로봇을 내놓고 시장에 이름을 알리는 데 걸린 시간이 매우 짧다는 것이다.
중국 유니콘 해외 온라인 슬롯 기업인 유니트리는 불과 몇년 만에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해외 온라인 슬롯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뿌리를 내렸고, 매직봇ㆍ애스트리봇ㆍ딥로보틱스 등 기업들도 휴머노이드 해외 온라인 슬롯을 내놓은 지 얼마 안되었다. 아직 실적을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해외 온라인 슬롯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셈이다.

중국에선 교육용 로봇이나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 확보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 새로 진출하고 있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
지난 2018년 설립된 중국 교육용 로봇 기업 웨일즈봇(WhalesBot, 鲸鱼机器人)은 중국은 물론 글로벌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2024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은 웨일즈봇을 교육 로봇 부문 글로벌 리더로 선정했다. 웨일즈봇이 단순한 STEM 및 로봇 교육 도구 제공을 넘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웨일즈봇은 2023년 휴머노이드 로봇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교육용 휴머노이드 로봇 'H1'을 발표하며 이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1월에는 신제품인 'H7' 모델을 출시했다. 올해 안에 저가 모델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은 동작, 코딩, 상호작용 교육을 가르치는 데 이상적이며, 대학 및 고급 로봇공학 연구실 프로그램에 활용될 수 있다.
로봇신문 취재팀은 9월 초 상하이에 위치한 웨일즈봇 본사를 방문해 교육장 겸 쇼룸을 살펴보고, 마케팅팀으로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현황에 대해 들었다. 미아 미아오(Mia Miao) 웨일즈봇 매니저는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학생들에게 STEM 교육을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이 로봇은 아이들에게 직접 코딩 교육을 하거나 교사들과 함께 로봇 교육을 진행한다. 다만 현재 제품 공급 가격이 너무 비싸 올해 안에 저가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가격대가 낮아지면 교육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베이징 하이뎬구에 위치한 서비스 로봇 전문기업 로빈트(Robint, 洛必德)는 2018년 12월 설립됐다.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알고리즘 개발부터 애플리케이션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전 범위에 걸쳐 풀스택 체화 지능(full-stack embodied intelligence) 역량을 구축해, 급변하는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도 발을 내디뎠다.

로빈트는 호텔용 배달·룸서비스 로봇을 시작으로 소독·방역 로봇, 식당 서빙 로봇, 안내·접대 로봇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2022년 산둥성에서 자율주행 셔틀버스 시험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청소·순찰 로봇, 실내 배송 시스템은 물론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까지 진행하며 서비스 로봇 분야 전반에 진출하고 있다.


회사는 정밀 센싱, 지능형 인식, 슬램(SLAM) 기반 자율주행,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등 핵심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해 기술적 자립도를 높였다. 호텔 산업 중심의 상용화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 상업 공간,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응용 분야로 로봇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로빈트는 2021년 1억위안의 전략적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작년 7월 잉커캐피털(盈科资本)이 주도한 B+ 라운드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확보했다. 회사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및 휴머노이드 해외 온라인 슬롯의 산업화 프로세스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로빈트는 휴머노이드 해외 온라인 슬롯 '마스터 요다(Master Yoda)'를 발표했다. 로빈트에 따르면, 이 해외 온라인 슬롯은 멀티모달 대규모 모델 기술을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며, 엔드투엔드 딥러닝 프레임워크로 학습됐다.
하지만 아직 적극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9월 초순 로빈트 본사에서 만난 스치산(侍启山) 부총재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아직까지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수요가 분명하지 않아 보인다"며 "2~3년 내 새로운 휴머노이드 로봇 출시를 목표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3~5년 내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휴머노이드에 투자하지 않는 기업은 뒤처질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로빈트는 휴머노이드만 집중하기보다 서비스 로봇 및 자율주행 기술을 함께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웨일즈봇과 로빈트의 사례는 중국의 많은 로봇 기업이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지금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한다리 걸치지 않으면 나중에 힘든 상황을 겪을 수 있을 것이란 분위기가 읽혀진다.
◆ 기획 시리즈를 마치며
이번 취재를 통해 중국이 체화 지능, 특히 휴머노이드 해외 온라인 슬롯 산업에서 거대한 도약을 이뤘음을 확인했다. 자본의 광풍, 기술의 돌파, 상업화의 가속이라는 '3중 돌파'를 이뤄낸 중국은 명실공히 글로벌 휴머노이드 해외 온라인 슬롯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전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 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기업, 2029년까지 글로벌 시장의 32.7%를 점유할 것이란 시장 조사 업체의 전망. 이러한 숫자들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단순한 유행이 아닌 국가 전략 산업으로서 확고히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베이징, 상하이, 저장, 쓰촨 등 전국에 구축된 휴머노이드 해외 온라인 슬롯 혁신센터 네트워크, 개방과 협력을 통해 산업 전체의 역량을 끌어올리려는 오픈소스 철학, 그리고 무엇보다 '대뇌-소뇌-사지'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기술 개발 전략이 중국을 진정한 강자로 만들고 있다.
이번 취재에서 중국 로봇 산업이 강력한 휴머노이드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많은 로봇 기업이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거나 수직 계열화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로봇 손 분야에서도 괄목할만한 기술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물론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이 퍼포먼스에 치중한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대량 생산과 '하류 애플리케이션' 단계로 넘어가면, 자급적 공급망과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압도적 우위를 점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여명 직전의 새벽, 그리고 과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업계의 고민도 읽혔다. 미래 성장 동력인 휴머노이드 로봇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기 위해서는 기존 로봇 사업을 기반으로 탄탄한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재무적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이 극히 제한적이란 점도 돌파해야 할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중국 업체들이 대규모 휴머노이드 공급 계약 실적을 내고 있지만, 실제로 공급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또 로봇이 공급되었다고 해도 휴머노이드 로봇이 효율성을 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 같은 사실을 그들도 직시하고 있었다. 왕싱싱 유니트리 CEO의 말처럼 지금은 "여명 직전의 새벽"일 뿐이다.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지만, 진정한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의 구현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업계는 올해를 '휴머노이드 로봇 대규모 양산의 원년'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굴기는 우리가 더 이상 관망자로 머물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일깨워준다. 한국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정밀 제어 기술과 전자 산업에서 오랜 기간 축적한 노하우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핵심 자산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역량을 어떻게 결집시키고, 어떤 전략으로 시장에 접근할 것인가다.
중국이 던진 도전장 앞에서, 우리 로봇 산업계의 숙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시점이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