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연구 성과 발표

싱가포르 난양이공대(NTU)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사이보그 곤충 제작 과정을 자동화했다고 28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 시스템은 '마다가스카르 휘파람 바퀴벌레(Madagascar hissing cockroach)'에 전자 장치를 자동 부착해 하이브리드 로봇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향후 대규모 재난 구조 작업에서의 실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사토 히로타카 교수팀 주도로 이뤄진 이번 연구는 일본 '국립연구개발법인 과학기술진흥기구(JST)'의 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연구팀이 설계한 사이보그 곤충 자동화 조립 시스템은 곤충 한 마리당 단 1분 8초 만에 미세한 전자 배낭(backpack)을 부착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수작업 대비 약 60배 빠른 속도다. 숙련된 작업자가 수행할 경우 한 마리당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연구팀은 자동화 기술을 통해 사이보그 곤충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짐에 따라, 재난 발생 직후 구조 활동과 같은 시간에 민감한 상황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사토 교수는 “수작업 방식은 시간과 인력에 크게 의존하지만, 자동화된 조립 시스템은 일관성과 속도를 보장한다”며 “현장 투입에 필요한 개체수를 신속히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보그 곤충은 기존 로봇과 달리, 이식형 전극을 통해 전달되는 전기 자극으로 팔다리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연구팀이 개발한 조립 시스템은 AI 기반의 컴퓨터 비전 기술과 독자 알고리즘을 적용, 바퀴벌레의 등에 전극을 정확하게 이식할 수 있도록 최적 부위를 자동으로 탐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차세대 배낭 설계기술도 개발됐다. 새로운 배낭 장치는 기존보다 25% 낮은 전압으로 곤충을 자극하면서도 정밀한 제어가 가능해, 에너지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 실험 결과, 사이보그 곤충은 70도 이상의 급격한 회전과 최대 68%의 속도 감소를 명령대로 수행할 수 있었으며, 장애물이 많은 테스트 구역의 80% 이상을 단 10.5분 만에 탐색했다. 이번 자동화 시스템은 현재 시제품 단계다. 기존 수동 조립 방식으로 제작된 사이보그 곤충은 이미 실제 재난 현장에 투입된 바 있다.
올해 3월 싱가포르 민방위군(SCDF)은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한 미얀마 재난 구호 프로젝트인 '라이언하트' 작전에 사이보그 바퀴벌레 10마리를 배치했다. 이는 사이보그 곤충이 인도주의적 작전에 최초로 사용된 사례이자, 곤충 기반 하이브리드 로봇의 첫 현장 배치로 기록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이보그 곤충들은 좁고 복잡한 공간에서 생존자 탐색에 기여했으며, 기존 로봇보다 긴 작동 시간과 뛰어난 접근성을 보였다.
사토 교수는 “이번 현장 투입 경험을 토대로 대량 생산 및 배치를 지원할 인프라를 빨리 구축해야 한다”며 “향후 토목 구조물 결함 점검과 같은 정밀 응용 분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JST의 문샷 R&D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문샷 목표 3’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 프로그램은 2050년까지 자율 학습, 환경 적응, 인간 협동이 가능한 AI 로봇 실현을 목표로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논문 제목:Cyborg insect factory: automatic assembly for insect-computer hybrid robot via vision-guided robotic arm manipulation of custom bipolar electrod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