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개발 AI 기술로 새로운 암·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제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천연물신약사업단 박근완 박사팀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후보물질 예측 국제 대회 ‘CACHE 챌린지’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제3회 대회에서 공동 우승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 제4회 대회에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화학적 독창성과 생물학적 활성을 동시에 입증하며 단독 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CACHE 챌린지’는 2021년 조직된 국제적인 신약 개발 AI 경진대회로, 신약 개발의 첫 단계에서 AI 기술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세계적인 무대이다. 단순한 이론이나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그치지 않고 참가팀이 제안한 신약 후보 물질을 실제 실험실에서 검증한다는 점이 이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전 세계 유수의 대학, 연구기관과 제약사들이 참여해 경쟁하기 때문에 AI 신약 기술의 실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번 4회 대회는 암 면역치료와 자가면역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신약 후보 물질 예측을 주제로 전 세계 23개 본선 진출팀이 약 2년간 경쟁을 벌였다. 총 1688개의 신약 후보 화합물이 실험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이 중 KIST 연구팀이 제안한 후보물질만이 유일하게 화학적 독창성과 생물학적 활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박근완 박사 연구팀은 KIST가 자체 개발한 AI 모델 ‘ECBS(Evolutionary Chemical Binding Similarity)’를 활용해 항암 면역치료의 주요 타깃으로 주목받고 있는 CBLB 단백질을 표적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냈다. 이 단백질은 암세포가 몸속 면역 시스템의 공격을 피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겨냥하면 암에 대한 면역 반응을 더욱 강하게 유도할 수 있다. ECBS 기술은 후보물질의 구조와 특성 분석을 통해 실제 효과를 빠르게 예측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이번 연구에서 AI 예측의 정밀성과 실용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특히, 이번 대회는 KIST가 CACHE 챌린지에 참여한 세 번째 대회로, 제2회 대회부터 본선에 진출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 치료 후보물질 탐색이 과제로 제시된 제3회 대회에서 KIST는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제4회 대회는 다양한 면역 메커니즘이 작용하는 암 면역치료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 분야에서 KIST가 단독 우승을 차지한 것은 후보물질 탐색이 특히 어려운 질병에 대해서도 KIST 기술이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객관적으로 입증한 결과이다.
박완근 KIST 박사는 “KIST 천연물신약사업단은 AI 기술을 접목해 천연물 기반의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으며, 이번 CACHE 챌린지 우승은 그 성과를 대외적으로 입증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국내외 제약사 등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신약 개발 경쟁력을 높이겠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및 해양수산부 국가생명연구자원 선진화사업(RS-2021-KS211526)을 통해 진행됐다. 이번 대회 결과는 CACHE 공식 홈페이지와 비영리기관 '콘사이언스(Conscience)'를 통해 CACHE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