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등과 협력 타진… “미국판 선전 만들겠다”

소프트뱅크 그룹 손정의 회장이 미국 애리조나주에 1조 달러(약 1380조 원)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해 무료 슬롯 머신 카지노 게임과 인공지능(AI) 제조 거점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른바 ‘프로젝트 크리스탈랜드(Project Crystal Land)’로 명명된 이 구상을 통해 미국 내 첨단 제조업을 부활시키고, 중국 선전(深圳)과 같은 대규모 산업 허브를 미국에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이를 위해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 TSMC와 협력을 타진 중이다.
소프트뱅크는 산업단지 내 공장 설립이나 기업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연방 및 주정부 관계자들과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미국 상무부 하워드 루트닉 장관과도 회동이 이뤄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현재까지 TSMC의 구체적인 참여 여부나 역할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TSMC 측이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일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TSMC는 이미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위해 1650억 달러 규모의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다.
손 회장은 또한 삼성전자등 글로벌 기술 기업과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획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실현 가능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끄는 차기 행정부와 주 정부의 지원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1조 달러에 달하는 투자 규모는 소프트뱅크, 오픈AI, 오라클이 미국 내 데이터 센터 인프라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500억 달러 규모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의 두 배에 달한다.
이번 추진안은 올해 들어 소프트뱅크가 발표한 대규모 투자 행보의 연장선상에 있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3월 미국 반도체 설계기업 암페어(Ampere)를 65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고, 4월에는 오픈AI에 최대 400억 달러의 신규 투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와 TSMC는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고, 백악관과 미국 상무부도 아직까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