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타입 식별·분해 작업 자동화해 고품질 원자재 회수
생산~사용~재활용 전 과정 아우르는 순환경제 모델 완성

스위스 연구진이 4년의 연구를 거쳐 인공지능(AI)과 고전 슬롯 머신 기술을 활용한 전기차 배터리 자동 재활용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위험하고 노동집약적이었던 배터리 분해 작업을 자동화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재활용을 돕는다.

24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4년간 베른 응용과학대학(BFH) 주도로  7개 스위스 연구기관과 24개 기업이 참여해  ‘서큐(Circu) BAT’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전기차 배터리의 생산~사용~재활용 전 과정을 아우르는 순환경제 모델을 완성했다.

스위스 배터리기술센터(SBTC)가 개발한 고전 슬롯 머신 재활용 시스템은 AI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전기차 배터리를 자동으로 식별하고 분해한다. 이 시스템은 정밀 고전 슬롯 머신 공학을 통해 배터리 모듈을 분리하고 최소한의 수작업으로 고품질 원자재를 회수한다.

머신러닝을 활용한 ‘LAMBDA’ 프로젝트를 통해 고전 슬롯 머신에게 배터리 분해 방법을 학습시키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연구진은 먼저 배터리의 디지털 복제본을 만들어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고전 슬롯 머신을 훈련시킨 후, 실제 산업 환경에서 기술을 테스트했다.

▲‘Circu BAT’ 프로젝트는 전기차 배터리의 생산~사용~재활용 전 과정에 이르는 순환경제 모델을 완성했다. (사진=CircuBAT 홈페이지)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단순 재활용을 넘어 배터리의 전체 생애주기를 최적화하는 솔루션도 개발했다. 연구진이 구축한 ‘배터리 전문가 시스템’은 대량의 배터리 노화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비교 분석해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는 최적의 충·방전 전략을 제시한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폐배터리 문제도 환경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폐기물은 약 50만 톤에 달했으며, 2040년에는 800만 톤으로 16배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30년 535억달러에서 2040년 1741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폐차 대수 기준으로는 2030년 411만 대에서 2040년 4227만 대로 증가하고, 배터리 용량 기준으로는 2030년 338GWh에서 2040년 3339GWh로 급증이 예측된다.

유럽연합(EU)은 2031년 8월부터 배터리 내 리튬, 니켈, 코발트의 재활용 원료 사용 비중을 각각 6%, 6%, 16%로 의무화할 예정이다. 미국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 비율을 확대하고 있다.

크리스티안 오흐젠바인 SBTC 센터장은 “전 세계 폐배터리 물량은 향후 10년간 1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에 개발한 솔루션은 최소한의 에너지로 대량의 배터리를 재활용하면서 가능한 한 높은 물질 회수율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환 기자 robotstory@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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