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바스대학교 연구팀, 'CHI 2025 컨퍼런스'에 논문 발표

로봇 청소기는 이제 가정용 로봇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 기기를 활용하면 '집 청소'라는 가사 스트레스에서 상당 부분 해방될 수 있다. 기능이 점점 개선되면서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로봇 청소기의 한계는 하루 중 대부분을 사용하지 않은 채 방치된다는 점이다. 이미 깨끗해진 공간에서 다시 로봇을 가동하면 전기만 낭비하게 된다.
영국 바스대학교(University of Bath)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 청소기의 유휴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팀은 4월 26일부터 5월 1일까지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CHI 2025 컨퍼런스'에 제출한 논문("How Can We Exploit Domestic Robots' Idle Time?")에서 가정용 청소 로봇이 유휴 시간에 수행할 수 있는 100가지 기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가정용 로봇 시장은 2028년까지 연간 18.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 결과, 연구팀은 로봇 청소기가 매일 평균 1시간 47분만 청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시간은 사용하지 않은 채 방치되는 셈이다.


연구팀의 애드웨이트 샤르마 박사는 "유휴 시간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로봇 청소기는 유휴 시간을 활용해 집안 보안 모니터링, 화분 물주기, 노인의 기립 보조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아이로봇의 로봇청소기인 '룸바'를 재프로그래밍하여 네 가지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로봇의 활용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음을 증명했다. 추가한 네가지 기능은 다음과 같다.
◇ 모바일 무선충전기=로봇 청소기에 충전기를 장착해 스마트폰을 충전하거나, 필요시 집안을 탐색하여 사용자를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
◇ 운동용 영상 프로젝터=프로젝터를 장착한 로봇이 벽에 운동 동영상을 보여주고, 사용자가 바닥에 누워 운동할 때는 프로젝터를 천장으로 이동시켜 중단 없이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 가정용 모니터=로봇 청소기가 집안 내부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여 사용자가 오븐 등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 작업 상태 표지판='회의 진행 중'과 같은 안내 화면이 장착된 로봇이 특정 위치로 이동해 다른 사람들의 방해를 막도록 했다.
연구 논문의 제1저자인 요시아키 시오카와(바스대학교 컴퓨터과학과 박사과정)는 "로봇 청소기나 잔디깎이 등 이동식 가정용 로봇은 제한된 단일 작업만 수행하는 장치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하루 중 대부분을 유휴 상태로 보낸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최소한의 조정만으로도 룸바가 집안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가정용 로봇의 이동성이 가진 잠재력을 체계적으로 탐구한 최초의 연구로, 집 관리, 주문형 지원, 애완동물 관리 등 다양한 부가가치 제공을 위해 로봇의 유휴 시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적절한 확장 및 부착 장치를 사용하면 '계절성 정서 장애(SAD, 동절기 햇빛 부족으로 인한 우울증적 증상)' 환자를 위한 모바일 광선 요법 제공이나 약물 복용 및 진료 일정 알림 등 다양한 새로운 기능을 로봇이 즉시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