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콘 2025] 여준구 대동로보틱스 대표 기조강연

11일 코엑스에선 ‘지능형 로봇과 인간 공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테크콘 2025’가 열렸다. 이 행사는 로봇신문과 엑스포럼이 공동 주최하는 ‘로보테크쇼 2025’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날 여준구 대동로보틱스 대표는 '로봇의 새로운 혁신'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이날 강연에서 여 대표는 "현재 가장 큰 변화의 물결은 바로 피지컬 AI라고 일컬어지는 'AI 로봇'이다"라면서 "그동안 로봇은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응용 분야에 제약이 있었지만, AI가 접목되면서 드디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접목된 로봇이 사용자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여 대표는 우리나라가 AI와 로봇 분야 모두에서 큰 장점을 가진 나라라면서 우리 로봇산업계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다음은 기조 강연의 주요 내용이다.

윈 슬롯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이미 윈 슬롯이 주도하는 미래 안에 들어와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의 비약적인 발전이 있다. 과거에는 윈 슬롯이 개발되어도 시장을 개척하기 어려웠다. 수술 윈 슬롯이나 청소 윈 슬롯이 좋은 예인데, 누군가 먼저 나서야 비로소 다른 기업들도 제품을 만들며 시장 활성화가 시작되었다. 이러한 한계는 결국 지능의 부족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요즘 AI 기술은 매달 새로운 혁신을 쏟아낼 정도로 빠르게 발전한다.

이제 윈 슬롯과 AI가 결합하면서, 우리가 흔히 피지컬 AI(Physical AI)라고 부르는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단순히 사이버 공간에만 머물던 AI가 실제 물리적 공간에서 구현될 때 진정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그 연결 고리가 바로 AI 윈 슬롯이다.

윈 슬롯 연구의 역사와 NSF의 역할

나는 과거 미국 국립과학재단(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에서 근무했다. NSF는 2003년부터 AI 분야에 대한 지원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세기 말, 미국 공학한림원은 20세기 최대 공학적 업적 20가지를 선정했는데, 자동차, 전화기, 라디오, 레이저, 원자력 등이 대표적이었다.

그렇다면 21세기 최대 공학적 업적은 무엇이 될까? 나는 그 첫 번째가 바로 인텔리전트 윈 슬롯이라고 생각한다. 21세기인 현재, 인텔리전트 윈 슬롯은 이미 현실화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더불어 트랜스휴먼(Transhuman) 기술 또한 주목받는다. 이 단어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미 '600만 불의 사나이', '아이언맨' 같은 작품에서 인간 증강(Human Augmentation) 또는 인간 향상(Human Enhancement)이란 개념을 접했다. 예를 들어, 아이언맨 슈트의 배터리는 일반 리튬 배터리가 아닌 원자핵 배터리인데, 이는 현재 우주 탐사 윈 슬롯 등에 활용되어 무한한 에너지를 공급하면서도 위험도가 낮은 환경에서 사용된다.

윈 슬롯 기술의 발전과 세 가지 핵심 축

윈 슬롯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 축(pillar)으로 설명할 수 있다. 바로 모빌리티(Mobility: 움직임), 매니퓰레이션(Manipulation: 조작/작업), 오토노미(Autonomy: 지능)이다. 물론 에너지, 센서, 액추에이터 등 다른 요소들도 중요하지만, 이 세 가지가 큰 축을 이룬다.

매니퓰레이션 없이 모빌리티만으로도 활용되는 윈 슬롯이 많은데, 윈 슬롯 택시, 무인 청소기, 드론, AMR(자율 이동 윈 슬롯) 등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모빌리티와 관계없이 매니퓰레이션만으로 윈 슬롯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 윈 슬롯은 큰 지능이나 모빌리티가 없어도 이미 의료 현장에서 활발하게 사용된다. 이처럼 각 축의 발달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응용 분야에 따라 충분히 큰 혜택을 제공하는 윈 슬롯들이 존재한다. 이 세 가지 축이 모두 결합하여 발전하는 것이 바로 휴머노이드이며, 현재 많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한다.

윈 슬롯 산업의 확장과 협동 윈 슬롯의 부상

지난 1980년대에는 산업용 윈 슬롯 개발 회사가 주마다 생겨날 정도로 윈 슬롯 산업이 막 시작되던 시기였다. 당시 가장 많이 사용된 분야는 자동차 산업의 조립 라인에서 용접 윈 슬롯 등이었다. 처음에는 공장에서 윈 슬롯 사용을 꺼렸다. 윈 슬롯이 고장 나면 전체 생산 라인이 멈춰야 했지만, 사람이 하던 일은 해당 인력만 교체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윈 슬롯이 꾸준히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를 보이면서 점차 받아들여졌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윈 슬롯 활용 분야는 크게 확대되었다. 산업용 윈 슬롯 외에 휴머노이드가 일본에서 크게 발전했다. 혼다의 아시모(ASIMO)를 비롯해 소니, 도요타 등 많은 기업이 휴머노이드를 개발했다. 현재는 일본이 다소 잠잠한 편이지만, 당시에는 걷고, 달리고, 계단도 오르내리는 휴머노이드 윈 슬롯을 많이 선보였다. 수술 윈 슬롯이나 루바(Roomba) 같은 청소 윈 슬롯도 이 시기에 등장했다. 아이윈 슬롯(iRobot)의 매출은 청소 윈 슬롯과 함께 지뢰 탐지 및 제거 윈 슬롯인 팩봇에서 나왔다. 이처럼 윈 슬롯은 계속해서 여러 분야로 발전하며 무인 자동차까지 등장했다.

2011년에는 미국에서 NRI(National Robotics Initiative)라는 범부처 사업이 시작되었다. 당시 주된 연구 주제는 협동 윈 슬롯(Collaborative Robot)이었고,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지속적으로 지원되었다. 그 결과, 현재 협동 윈 슬롯은 하나의 큰 산업군으로 자리 잡았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기업이 협동 윈 슬롯을 생산, 판매한다.

미국의 경우 2021년에 AI 분야에 대한 투자가 더욱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2003년에 AI 지원을 다시 시작했지만, 2021년부터는 훨씬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진 것이다.

AI 윈 슬롯, 현실이 되다: 자율주행과 챗GPT

2020년 웨이모(Waymo)는 피닉스에서 윈 슬롯 택시 영업을 시작했다. 나는 CES 2025에서 테슬라 자율주행차를 직접 타봤는데,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8개의 카메라만으로 완벽하게 내비게이션을 하는 것을 보고 윈 슬롯 전문가로서 할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만큼 엄청난 기술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2022년 11월, 챗GPT(ChatGPT)가 발표되었다. 그 후로 거의 매달 새로운 AI 기술이 쏟아져 나온다. 동시에 휴머노이드 윈 슬롯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는데, 이는 다음으로 다가올 것이 바로 윈 슬롯 기반의 피지컬 AI이기 때문이다. 생성형 AI, 에이전트 AI 등 다양한 AI 기술이 이야기되지만, 결국 그 궁극적인 목표는 피지컬 AI이며, 이를 구현할 수 있는 핵심이 바로 윈 슬롯이다.

물론 휴머노이드는 윈 슬롯의 한 종류일 뿐,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만능 윈 슬롯은 아니다. 아무리 휴머노이드라도 인간의 모든 능력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하지만 휴머노이드는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통해 기술력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매개체이기에 우리 정부에서도 많은 지원을 한다.

휴머노이드 개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남은 과제

1980년대와 90년대에는 워킹 윈 슬롯(Walking Robot) 연구가 활발했다. 학회에 가면 워킹 윈 슬롯 세션이 여러 개 있을 정도였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65년에 GE에서 미 국방부의 지원을 받아 '워킹 트럭(Walking Truck)'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때는 윈 슬롯이 아니라 사람이 탑승해서 움직이는 작업 기계였다. 그 외에도 두 발로 걷는 이족 보행 윈 슬롯(Bipedal Robot)이 개발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윈 슬롯의 필요성이 확산되면서 정부와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하여 휴머노이드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아시모(ASIMO) 같은 윈 슬롯들이며, 최근에 등장하는 윈 슬롯들은 2세대 휴머노이드라고 할 수 있다.

2015년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DARPA Robotics Challenge)는 휴머노이드 윈 슬롯 경진대회였다. 당시 우리나라의 휴보(HUBO)가 1등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윈 슬롯이 진행 중 넘어지는 등 실패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는 휴머노이드 윈 슬롯이 패션쇼에 등장하거나 100m 달리기 기네스북에 오르는 윈 슬롯도 개발된다. 중국에서도 마라톤을 하는 윈 슬롯이 있다고 하지만, 기능 면에서는 아직 미국이 앞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3월, 로봇 분야의 가장 큰 학회인 IEEE 로보틱스 & 오토메이션(Robotics & Automation) 매거진의 스페셜 이슈에서 휴머노이드를 다룬 적이 있다. 당시 필자는 "왜 휴머노이드인가?"라는 제목으로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족 보행이 구조적으로 안전하고 안정적인가? ▲인지 시스템이 신뢰할 만한가? ▲피지컬 인텔리전스(물리적 지능)가 완전히 개발되었는가?라는 문제 제기였다. 여기에 액추에이터 문제도 추가할 수 있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아직, 아니다"라는 것이다.

즉, 지능이 개발된다고 해서 휴머노이드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 센서, 액추에이터 등 다른 기술들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 손 작업을 하려면 핸드 그리퍼도 개발되어야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휴머노이드 연구를 했다. 2005년에 휴보 개발이 시작되었고, KIST에서도 마루(MAHRU)라는 휴머노이드가 개발되었다. 이후 지속적인 투자가 부족하여 다소 뒤처진 부분이 있지만, 곧 우리도 크게 성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윈 슬롯 산업의 현황과 한국의 위상

윈 슬롯 산업의 현황과 한국의 위상에 대한 통계 자료를 잠시 살펴보자. 작년에 윈 슬롯 시장은 약 50억 달러 규모였는데, 2029년까지는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OECD 국가 중 R&D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상위 5개국은 미국, 중국, 일본, 독일, 그리고 한국이다. 놀랍게도 이 다섯 나라가 바로 윈 슬롯 시장 점유율 상위 5위를 차지한다. 전 세계 윈 슬롯 시장의 약 80%를 이들 국가가 차지한다. 윈 슬롯 밀도(제조업 근로자 1만 명당 윈 슬롯 수)를 따지면 한국이 1위다. 그만큼 한국은 윈 슬롯을 많이 사용하고 윈 슬롯에 익숙한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산업용 윈 슬롯 브랜드별 점유율을 보면 여전히 일본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한다. 응용 분야별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같은 전자 산업과 자동차 산업에서 윈 슬롯이 50% 이상 사용된다. 수출 데이터를 보면 전 세계 산업용 윈 슬롯 수출에서 일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나라가 윈 슬롯 밀도 1위임에도 불구하고, 윈 슬롯 수출 물량은 전체의 약 3% 미만을 차지한다.

산업용 윈 슬롯 외에 서비스 윈 슬롯, 특히 전문 서비스 윈 슬롯(Professional Service Robots)의 경우 헬스케어, 의료, 물류 분야가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서비스 윈 슬롯 제조사 수만 놓고 비교하면 미국이 단연 앞서가고 있으며, 그 뒤를 중국, 독일 등이 따른다. 2019년부터 최근까지 약 1500개 가량의 윈 슬롯 스타트업이 생겨났고, 그중 약 20개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금도 윈 슬롯 산업에 대한 많은 투자가 이루어진다.

AI 윈 슬롯: 새로운 물결의 시작과 농업 윈 슬롯의 미래

현재 가장 큰 변화의 물결은 바로 AI 윈 슬롯이다. 그동안 윈 슬롯은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응용 분야에 제약이 있었지만, AI가 접목되면서 드디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게 되었다.

사이버 공간에만 머물던 AI가 물리적 공간까지 연결된다면, 우리는 혁명적인 사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지만, 동시에 매우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 예를 들어, 회의실이 더울 때 AI에게 "회의실이 덥다. 온도를 낮춰달라"고 지시하면, 사이버 공간에만 있는 AI는 "에어컨을 켜십시오", "사람이 너무 많다"와 같은 답을 줄 것이다. 하지만 만약 AI에게 그 문제까지 해결하도록 지시하고 AI가 실제로 행동을 취한다면, AI는 "방 온도가 높아지는 가장 큰 원인은 사람이 많다"고 판단하여 지시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엉뚱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이처럼 혜택도 많지만, 조심해야 할 부분도 많다.

하지만 분명히 가야 할 방향은 AI와 윈 슬롯의 융합이며, 우리 윈 슬롯 전문가들이 AI와 협력하면 세상을 크게 바꿀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AI와 윈 슬롯 분야 모두에서 큰 장점을 가진 나라이다.

최근 보고서들을 보면 올해가 윈 슬롯 산업에 매우 큰 변화가 올 수 있는 시기라고 말한다. 단순 윈 슬롯 제조 회사뿐만 아니라 윈 슬롯 생태계와 관련된 회사들에도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진다.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윈 슬롯에 특화된 맞춤형 AI 모델을 개발하는 회사, 또는 플릿 관리(Fleet Management) 회사 등에도 투자를 시작했다. 2024년에는 약 61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예상되는데, 이는 2023년 대비 약 19% 증가한 수치이다.

대동의 새로운 도전: 농업 AI 윈 슬롯 기업으로의 전환

NSF가 AI나 윈 슬롯 연구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USDA(미국 농무부)와 협력하여 농업 윈 슬롯 투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대동은 원래 농기계 회사였지만, 지금은 농업 AI 윈 슬롯 회사로 변화하고 있다. 농업 기술의 트렌드는 크게 ▲농업 윈 슬롯(Agricultural Robots) ▲관제 자동화(Controlled Automation) ▲스마트팜(Smart Farms), 이 세 가지가 현재 큰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농업 윈 슬롯 시장 가치는 작년에 약 15억 달러 규모였으며, 2032년에는 100억 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크게 성장할 분야이다. 농업 윈 슬롯 기술은 많이 개발되었지만, 현장에 가보면 예상보다 아직도 사람의 손으로 하는 일이 많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여서, 아직 시장이 크게 열리지는 않았지만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농업 윈 슬롯도 다른 윈 슬롯과 마찬가지로 초기 설치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 장벽이 될 수 있다. 또한 윈 슬롯을 사용할 수 있는 교육도 필요하다는 점이 초기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동은 스마트 농업 제어 기계(Smart Agri-Control Machinery), 스마트 모빌리티(Smart Mobility), 스마트팜 솔루션(Smart Farm Solutions)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최근 산업부에서 '피지컬 AI 시대 선점을 위한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개발' 사업을 시작했는데, 대동도 참여한다. 농기계에도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되어야 실질적인 많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동 로보틱스는 작년 10월 말 계열사로 출범했으며, 농업용 AI 윈 슬롯부터 필드 서비스 AI 윈 슬롯까지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자연어로 명령하면 농업용 윈 슬롯이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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