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센서부품 성능 개선이 장시간 작동하고 정밀하게 움직이는 온카 슬롯 시스템의 핵심”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대해 역설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시장에서는 화려한 프로토타입과 시연에 열광하지만, 정작 상용화의 핵심인 배터리·센서·정밀 부품 기술의 중요성은 간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공개 시장에서는 과대평가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부분인 구성요소·제조 노하우·공급망에서는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투자은행은 “형태와 프로토타입에 대한 흥분이 휴머노이드의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작동을 결정하는 더 어려운 엔지니어링 작업을 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은 배터리, 센서, 정밀 모션 부품을 실제 병목 지점으로 꼽았다. 이들은 “이러한 부품들은 여전히 규모 확대가 어렵고, 고정밀 전자제품을 위한 공정을 수년간 다듬어온 소수의 부품 제조업체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배터리 기술이 핵심으로 지목됐다. 모건스탠리는 “충전식 배터리, 특히 스마트폰과 전동공구용으로 처음 개발된 고밀도 셀의 개선이 장시간 작동하는 로봇 시스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실리콘 양극재와 강화 금속 케이스 같은 기술 변화가 더 높은 에너지 밀도와 향상된 열 성능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기술은 소비자 기기용으로 설계됐지만 과열 없이 수 시간 작동해야 하는 휴머노이드의 요구사항에 직접 적용된다.

센서는 두 번째 제약 요인이다. 모건스탠리는 “하드디스크 헤드와 자기 감지에 뿌리를 둔 공급업체들이 많은 로봇 스타트업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 이들의 생산 공차는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측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수준의 정밀도는 휴머노이드의 균형, 동작 제어,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반응성에 필수적이다.

세 번째 요인은 제조 규율이다. 모건스탠리는 “대규모 전자제품 포트폴리오 관리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들이 약한 부문을 정리하고,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며, 높은 품질 수율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운영의 깊이가 상용 휴머노이드를 위해 수천 개의 신뢰할 수 있는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이러한 기술적 과제에도 불구하고 휴머노이드 온카 슬롯 시장의 장기 전망은 밝다고 평가했다. 휴머노이드 시장이 2050년까지 5조달러 규모(약 73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년 기준 세계 20대 자동차 제조사 매출의 약 2배 규모다.

모건스탠리의 글로벌 자동차·공유 모빌리티 리서치 책임자 애덤 조나스는 “선진국의 생산가능인구 증가가 계속 둔화되면서, 이미 충분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들에게 휴머노이드가 필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유럽 테마틱 리서치 책임자 에드 스탠리는 “투자자들은 ‘조력자’(enablers)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부품을 만들고 완성된 휴머노이드를 조립·마케팅할 기업들”이라며 “여기에는 로봇의 ‘두뇌’를 구동할 생성형 AI를 만드는 기업, 신체를 작동시키는 기계장치, 전력을 공급하는 배터리 저장장치를 만드는 기업들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리적 요인이 힘의 균형을 결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투자은행은 “중국 공급업체들이 이미 많은 핵심 부품을 서구 비용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어, AI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통합에서 미국과 유럽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제조 허브로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공개 시장은 휴머노이드 디자인에 집중하지만, 진짜 가치는 배터리·센서·부품 엔지니어링의 조용한 진전에 있다”며 “이러한 기반 기술이 규모로 성숙해야만 이 분야가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환 기자 robotstory@irobotnews.com

저작권자 © 로봇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