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영 피넛AI 대표

▲황지영 피넛AI 대표
▲황지영 피넛AI 대표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열린 로보월드 전시회에서 확인한 한국 로봇 산업의 역동적인 발전상 이면에는 ‘로봇 사이버 보안’이라는 중대한 도전과제가 자리하고 있다. 로봇은 이제 더 이상 고립된 자동화 기계가 아니다. 클라우드, AI, 5G 네트워크와 통합돼 움직이는 스마트 데이터 자산이며, 제조, 물류, 서비스, 심지어 첨단 바이오 산업에 이르기까지 미래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 이처럼 로봇의 역할이 확장될수록 로봇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단순한 시스템 장애를 넘어 국가 경쟁력, 인명 안전, 산업 기밀을 위협하는 심각한 안보 문제로 진화하고 있다.

보안은 캐릭터 슬롯 머신이 시장에 진입하고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최소한의 신뢰 기준이자,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됐다.

캐릭터 슬롯 머신에 대한 공격이 위험한 근본적인 이유는, 기존의 IT(정보 기술) 영역에서의 데이터 탈취를 넘어 OT(운영 기술) 영역에서 실제 물리적 피해와 인명 안전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먼저, 생명과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을 들 수 있다. 산업용 캐릭터 슬롯 머신의 제어 프로그램이나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가 해킹될 경우, 정밀한 움직임이 요구되는 생산 설비가 오작동하여 수조 원의 생산 설비가 손상되거나, 작업자에게 치명적인 안전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가정에서 사용되는 캐릭터 슬롯 머신청소기의 카메라 및 마이크 접근 권한이 노출돼 사생활이 유출되거나, 원격 조종을 통해 욕설을 재생하고 반려동물을 공격하는 등 심각한 정신적 충격과 사생활 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 캐릭터 슬롯 머신의 센서 데이터(영상, 위치, 환경 데이터)가 탈취되거나 변조되면, 이는 제품 품질 저하 및 공정 방해로 이어져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유럽연합(EU)의 사이버 복원력 법(CRA)과 미국 정부의 사이버 신뢰 마크(Cyber Trust Mark)가 법제화돼 시행된다. 이 규제들은 로봇을 포함한 모든 IoT 및 디지털 제품에 대해 ‘설계 단계부터 보안을 내재화(Security by Design)’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 규정을 만족하지 못하는 캐릭터 슬롯 머신은 EU와 미국 시장 진출 자체가 불가능해지며, 이는 곧 한국 캐릭터 슬롯 머신 산업의 성장에 가장 치명적인 무역 장벽이 될 것이다. IEC 62443(산업 제어 시스템 보안), PSA Certified(IoT 펌웨어 보안), ISO 10218(캐릭터 슬롯 머신 안전) 등 국제 표준에 대한 기술적 대응이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인증 요건이 됐다.

한국은 세계적인 IT 강국임에도, 캐릭터 슬롯 머신과 같은 OT 영역의 사이버 보안에서는 몇 가지 심각한 구조적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첫째, 제조사의 ‘보안 불감증’과 기술적 한계다. 대부분의 로봇 제조사는 여전히 기능 완성에 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보안은 후순위로 미루거나 제품 출시 후 긴급 패치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로봇은 다양한 OS, CPU, 산업용 프로토콜(Modbus, OPC-UA, S7CommPlus 등)을 사용하는데, 기존의 PC/서버용 보안 솔루션으로는 이 복잡한 환경에 완벽하게 대응할 수 없다. 제조사들은 경량화되고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하는 로봇 전용 보안 에이전트에 대한 투자나 내재화 역량이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다.

둘째, 국가 인증 및 정책의 ‘현실 대응력’ 부족이다. 정부 주도의 KISA IoT 보안 인증이나 ISMS 인증 등이 존재하지만, 이들이 로봇을 포함한 산업용 OT 환경의 특수성(실시간성, 산업 프로토콜, PLC/HMI 연동)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국제 표준인 IEC 62443, EU CRA 등과 긴밀하게 연동되는 전략적인 로봇 보안 인증 체계가 미흡해, 국내 인증을 받은 기업조차 해외 시장에서 다시 까다로운 규제를 맞닥뜨려야 하는 비효율을 겪고 있다.

셋째, 외부 네트워크 중심의 ‘구시대적’ 보안 패러다임도 문제다. 현재까지의 국내 보안 솔루션들은 대부분 네트워크 외곽(Boundary)에서 침입을 탐지하고 차단하는 방식이 주류였다. 그러나 로봇이 USB, 무선 통신 경로, 클라우드 연동 등 다양한 경로로 악성코드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에서는 기기 내부(Device-Native)에 직접 보안을 설치해 내부 악성 행위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차단하는 차세대 보안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한국 로봇 산업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지연 요소를 해소하는 혁신적인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자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캐릭터 슬롯 머신 사이버 보안 기술의 혁신적인 투자 및 내재화가 시급하다. 캐릭터 슬롯 머신 제조사는 엔드투엔드 통합 캐릭터 슬롯 머신 사이버보안 솔루션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특히, 디바이스 내장형(Device-Native) AI 에이전트(캐릭터 슬롯 머신 제어기 펌웨어에 직접 설치해, 파일, 프로세스, 네트워크 등 다계층 통합 보안을 하며, 악성 프로세스 및 바이너리를 실시간으로 탐지/차단), 산업용 프로토콜 지원(Modbus, OPC-UA, S7Comm Plus 등 산업용 OT 프로토콜을 완벽하게 분석하고 지원하여 제어 명령 무결성을 보장), 글로벌 호환성 및 운영 효율(OS 및 CPU에 무관한 크로스플랫폼 구조와 OTA(Over-The-Air) 자동 업데이트 지원으로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지속적인 보안 상태 유지를 보장)과 같은 기술적 특징을 갖춘 솔루션이 캐릭터 슬롯 머신 보안의 뉴 노멀이 돼야 한다.

둘째, 캐릭터 슬롯 머신 산업에 특화된 K-보안 인증 및 제도 선진화가 필요하다. 정부는 캐릭터 슬롯 머신 특화 인증 제도(예: KISA IoT 인증)를 IEC 62443, PSA Certified 등 국제 표준과의 연동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 특히, 규제 리스크를 해소하고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EU CRA와 US CTM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제품 구조를 갖춘 기업에 대해 세제 혜택이나 R&D 지원 등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 ‘안전 보장’을 통한 글로벌/B2G 시장 선점 전략이다. 로봇의 최종 고객(스마트 팩토리, 병원, 공공 인프라)은 그 어떤 제품보다 안전과 신뢰성을 최우선으로 요구한다. 로봇 제조사는 보안 인증 기반의 제품을 통해 납품 가치를 상승시키고, ‘가장 안전한 로봇’이라는 독보적인 마케팅 포인트를 구축해 공공 시장 및 글로벌 입찰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해야 한다. 이는 로봇 제품의 단가를 높이고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전략이기도 하다.

로봇이 가져올 미래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그 기반이 되는 신뢰와 안전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로봇 사이버 보안은 단순한 기술적 대응을 넘어, 국가 로봇 산업의 미래 운명을 좌우하는 전략적 과제이다. 정부와 산업계의 혁신적인 파트너십과 선제적인 투자만이 대한민국을 진정한 로봇 강국, 즉 ‘가장 안전하고 신뢰받는 로봇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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